느닷없이 넓은 마당 가득 소낙비가 내립니다.

내리고 또 내립니다.

그렇게 온 마당 다 젖고 난 다음에야

대빗자루를 들고 나가 쓸고 또 쓸어댑니다

그러나 아무리 쓸어도 젖은 마당 마르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몸도 지치면 내 텅빈 방으로 돌아와

몇 날, 며칠을 마당만 내다봅니다.

마침내 비 개이는 날 따라 마당도 마릅니다.

이제 끝이 났는가 봅니다.

이제 마당은 다 말랐나 싶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마당을 파 뒤집기만 하면

울컥 울컥 생생하게 마당은 여전히 젖은 땅을 토해냅니다.

마음 마당에 내리고 젖은 슬픔도 똑 같습니다...

힘내라 나의 슬픔! 힘내라 너의 슬픔!

 

 

2014년 4월...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힘겨운 시련이 닥쳤습니다.

온 나라가 갑자기 웃음을 잃었습니다.

봄을 잃었습니다.

사랑을 잃었습니다.

수많은 착한 아이들과 훌륭한 선생님, 그리고 이웃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 빈자리에 슬픔과 분노만 가득차 오르도록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비관론자가 되어 갑자기 온갖 방면의 문제나 들추고 비난을 퍼부으며

궁국적으로는 주변 환경에 실망하고 시스템에 절망하며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들어서도 안됩니다.

 

방관론자가 되어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거나 무관심하게 혹은

이 재난과 혼란을 틈타 정치적, 금전적 이익과 자기과시나 하려는

잔인무도한 짓을 해서는 더욱 더 안됩니다.

 

희망론자가 되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말을 아끼고

무엇이든 도움이 되는 일을 먼저 행하고 함께 이겨내야 합니다.

그래야  비극을 통해 교훈을 배우고, 되풀이하지 않을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희생과 슬픔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비탄에 잠긴 이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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