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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막걸리집에를 갔다. 구운 도로메기가 안주로 나오고 놋그릇에 시원한 탁주가 넘치는 집 말이다.
전에는 허름한 모양새가 술맛을 돋우고 날깃한 아날로그의 한가운데에 있던 아주 오래된 집이었는데...새로 가게를 지어 이사한 후로는 그 맛이 사라져 자주 가지 못했었다.
사람 냄새가 나던 집...그 곳에서 누군가기 그리워 한 점 휘저어보았다...



     오후 두시가 채 되지도 않은 11월 가을햇살은 이미 창백하게 지쳐가고
     창 가 환풍기만 느리게 느리게 시간의 줄자를 내 마음 깊은 곳으로 들이밀고있다
     동물들은 박제되어버리고 정물은 살아 날뛰는 시대
     예술은 개밥에 비벼 던져주고 그저 그냥 그림만 그리고 싶은 나의 바램이 여전히 사치스럽다.
     오늘도 바람이 불고 나는 기다렸다는 듯 흔들거린다.
     이 낡고 오래된 외투같은 마음을 마시며 그저 죄없는 선만 북북 그어대다보니 취한 해가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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