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인근에 있는 와온바다를 다녀왔습니다.
따뜻하게 누운 바다...
낙조가 아름다워 많은 시인과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봄은 감상을 충전하는 계절입니다.
꽃들과 새순, 바람과 여행으로 충전된 마음은
일년 내내 방전시켜도 남을만큼의 행복을 줍니다.
봄...
그리고 여행...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와온바다
곽재구
해는
이곳에 와서 쉰다
전생과 후생
최초의 휴식이다
당신의 슬픈 이야기는 언제나 나의 이야기다
구부정한 허리의 인간이 개펄 위를 기어와 낡고 해진 해의 발바닥을 주무른다
달은 이곳에 와
첫 치마폭을 푼다
은목서 향기 가득한 치마폭 안에 마을의 주황색 불빛이 있다
등이 하얀 거북 두 마리가 불빛과 불빛 사이로 난 길을
리어카를 밀며 느릿느릿 올라간다
인간은
해와 달이 빚은 알이다
알은 알을 사랑하고
꽃과 바람과 별을 사랑하고
삼백예순날
개펄 위에 펼쳐진 그리운 노동과 음악
새벽이면
아홉 마리의 순금빛 용이
인간의 마을과 바다를 껴안고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시집『와온 바다』
곽재구 / 1954년 광주 출생. 1981년 〈중앙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 아리랑』『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와온 바다』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