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해도 되겠니? / 72.7cm x 53cm / 캔버스에 아크릴릭 / 2010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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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방 둑 높은 낙동강변의 늦은 봄날이다
    둑 아래 자란 꽃나무는 여전히 환한 생명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마침 지나치던 미풍이 꽃가지마다 슬쩍슬쩍 뭔가를 속삭이며
    아름다운 꽃잎 편지를 받아내 어디론가 열심히 부치고 있다.
    제방 위에는 산책 나온 남자가 그 꽃잎편지 한 통을 받아들고
    이제 막 세상과 자신을 향해 마음의 창을 열기 시작한 연인에게로
    헐레벌떡 달려오며 말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만났으니

    이제 너를 사랑해도 되겠니?



    작가노트

 삶은 늘 밝음과 어두움,
고단함과 편안함, 슬픔과 기쁨 등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현대라는 이름 아래 살아가고 있는
지금 여기
도시사회는
자연을 떠밀어내고 밀려든
수많은 문명의 이기들로 인해
더욱 바쁘고 고달프고 메마른 곳이 되어간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얻고자 하면 할수록
그만큼 잃어가는 것들을 환기시키는 일을
근년의 작업 테마로 삼고 있다. 
작은 것
유약한 것
사소한 것
한 때는 죽음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뜨거웠으나
지금은 소리 없이 식어버린 것
동심, 사랑, 우정, 꿈, 순수함, 시, 감성...
등등이 그것이다.
나는 세상의 이런 가치들을
나만의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일상의 그늘에 지친 사람들에게
한줄기 봄꽃 향기를 담은
가벼운 웃음을 주는 그런 그림을
당분간 계속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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