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장 하 빈
1
오늘도 서간체로 흘러가는 금호강 굽어보네
기다란 강 구부렸다 폈다, 낯 붉어져 돌아와
만 년 동안 쌓인 눈 녹아 그대에게로 흐른다고
먼 마을 불빛 끌어다 물결 위에 편지를 쓰네
2
풀린 강물 휘청거리자 비파소리 흘러나왔네
빈 수레 끌고 풀빛 밴 강둑길 탈탈탈 걸어와
갈잎 스치는 모래톱 주저앉아 그대 기다릴 때
젖은 옷 말리는 사이, 강물 십리나 달라났네
시인 장하빈의 <봄 편지>를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