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없이 피는 꽃은 없습니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지 않고 돋아나는 새순도 없습니다. 아크릴 작업을 하다보니 빨리 건조하는 재료의 특성 때문에 여름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겨울에는 난로를 켜고 작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번 개인전 준비는 지난 겨울에 집중적으로 마무리를 하다보니 찬 바람이 온 몸에 스며들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솜바지와 군용 야상 내피를 두벌씩 껴입고, 목도리로 완전무장을 하고 작업을 했습니다. 봄꽃 그림도 결국 추운 겨울의 냉기를 이기고 피어난 셈이지요. 웃음 뒤에는 눈물이, 아름다움 이면에는 고통과 슬픔이 쌍둥이처럼 붙어있습니다. 전시회는 끝났지만, 아름다운 색을 입히고 어루만지느라 지치고 시달린 몸에게 사과를 하며 일상에서 좀 더 뒤로 물러나 관찰해보면 이 세상 모든 상반된 것들은 둘이 아님을(不二) 새삼 깨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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