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시, 분홍편지

| gallery 2015. 5. 10. 16:11

 

            초록 시, 분홍편지 / 40.5cm x 61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5년 작

                               (이미지를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1. 이희야 2018.01.07 21:25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사랑 양순이

    이 희 야

    오빠가 군 내무반에서 기르다 가져온
    말라깽이 같이 생긴 고양이 한 마리
    털옷을 씻어 말리고 잔등이를 쓰다듬어 주니
    눈깔 사탕만한 눈망울이 천진스럽다
    암컷 고양이라서 순이라 이름 지었다
    이날부터 양순이는 내 눈빛 안에 갇힌 사랑둥이다
    옆구리에 차고 다니면 야옹야옹 앙탈을 부린다
    손 병따개로 콧망울을 따 버리면 숨을 몰아쉰다
    두터운 스폰지 매트를 의자에 걸쳐 놓고 침대를 만든다
    양순이를 안고 포근히 낮잠을 잔다
    노란 줄무늬 망토에, 하얀 수염을 늘어 뜨린채
    꽃 냄새를 맡고 있는 모습이 양귀비다
    미모를 알아 본 수컷들이 밤마다 숨어든다
    지붕 위를 날아다니며 달빛을 저어 놓는다
    내 품을 벗어난 양순이를 되찾기 위해서
    멸치 한 마리에 승부수를 걸어본다
    유혹의 덫에 발목이 잡힌 채 지붕에서 끌려 내려온다
    바람기를 잡지 못한 양순이는
    산고를 치르다가 끝내, 저 하늘 별이되었다

    달이 뜨면 까만 눈동자에 어둠을 몰고 다니던
    내사랑 양순이
    내 앞에 앉아서 "야옹" 하며 웃는다

아이디 비밀번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