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가 있는 정물 / 38cm x 45.5cm, oil on canvas. 1981
1981년 내 나이 23세 때 처음 그려본 유화작품을 오늘 만났다.
내 친구 춘우가 휴가를 나와 대구 남산동 작업실에 놀러왔을 때 기념으로 그려준 정물화다. 어느새 36년 전 그림인데, 친구가 결혼을 하고 이사를 수없이 다니면서도 늘 안방에 고이 걸어두고 보관한 덕분에 마치 몇 주 전 그린 것 처럼 싱싱하다.
처음 그린 유화인데도 나이프를 사용해 임파스토 기법으로 대담하게 그린 그림이라 지금 보니 더 새롭고 좋다.
저 그림을 그리고 2년 후 25세에 미대를 가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걸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환갑을 바라보는 화가가 되었다.
그림을 소중하게 간직해준 친구가 고맙고 열정가득한 시절의 첫 유화를 보니 새롭게 힘이 난다. 사람의 생은 한 줄 이야기로 남고, 화가의 삶은 이렇게 그림으로 남는다...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겠다!
2017년 08월 27일 일요일, 부곡 거문리 작업실에서 화가 이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