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생과 이별에 관한 생각 하나


연잎 하나가 있습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또 때로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연잎의 초록은 그러나 그리 행복하지 않아 보입니다.

아무리 달아나고 허우적거리며 몸부림쳐도 결국은 제 자리에 돌아와 있는 식물의 꿈은 아파보이기까지 합니다.

저 연잎을 보며...이별을 생각했습니다.

가는 것, 오는 것, 그 사이에 채워지는 눈물을 생각했습니다.

해가 뜨고 지듯, 계절이 바뀌듯 나의 삶 속으로도 늘

누군가가 오고, 또 누군가가 떠나갑니다.

사물도 사람도 심지어 볼 수도 없는 마음까지도

내 논리와 감성을 횡단하고 사랑과 미움을 종단하며

이제는 헤아리기조차 힘들만큼 많은 만남과 이별이 되어 나의 인생을 채우고 있습니다.

사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나 또한 이 세상 모든 것들과 만나고, 마침내 이별하는 것이

숙명이긴 합니다.

만남이 예고가 없듯이 대게의 이별 또한 느닷없이 다가와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슬프고 그런 생채기는 더 오래갑니다.

느닷없이 이별을 겪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나로 인해 황망한 이별을 겪었을 사람과 사물들,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미안함과 그리움으로 나에게 이별을 고한 모든 것들을 용서할 힘을 얻습니다.

부디 어딜 가서 무엇을 하든, 누구와 함께 하든 행복하기를....

그리고 혹 그 만남의 끝에 또 다른 이별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너무 아파하지는 말기를 바라고 바래봅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앞으로 또 이별해야 할 것들이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가고 오는 것, 오고 가는 것 그리고 그 사이로 넘치는 웃음과 눈물이

사실은 인생의 모든 것임을 돌이켜봅니다.

이제는 나 스스로 좀 더 버림받으며 살아야겠습니다.

남을 아프게 하지 말고 내가 조금이라도 더 아픔을 받아들이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나를 버린 모든 사람과 사물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기쁘게 우는 연습을 하며 살아야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