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안개비가 초록들판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낙동강변
한 남자가 노란우산을 쓰고 나무속으로 걸어간다 버드나무 왕버드나무 혈관 속으로
해평습지 삼킨 청보리밭 떠난 새떼 기다리고 역류하는 강물에 잠겨 부러진 허리 껴안고 선 나무는 그리움만 퍼 올리는데
이른 오후의 햇살을 홀로 삼켜버린 남자는 느릿느릿 시간의 마루금을 따라 간다
봄은 또 그렇게 오 고 있 다